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9일 카타르의 도하에서 회담을 열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공동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10일엔 57개 이슬람국가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슬람회의기구(OIC) 회의에 참석, 이슬람권의 아프간 사태 공동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랍연맹 각료회의 의장인 코모로의 모하마드 알 아민 사이프 외무장관은 이날 비공개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대한) 공동 입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이프 외무장관은 아랍권이 이미 미국에 대한 9.11 테러공격을 비난했음을 지적하고, 그러나 "미국의 공격은 시기 상조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리아의 파루크 알 샤라 외무장관도 "아프간내 상황을 다루기 위해서는 정치 안보적 해결이 보다 적절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 이후에도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아랍국가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테러리즘을 비난하고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성명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탈레반 정권의 압델라흐만 자헤드 외무차관은 카타르의 알 자지라 위성방송을 통해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권이 아프간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협상으로복귀할 수 있도록 이슬람권이 압력을 가해달라고 호소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