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해온 시리아가 8일(현지시간) 국제안보 문제를 결정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 이사국으로선출됐다. 유엔총회는 이날 아시아 지역그룹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시리아를 찬성 160표로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는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뽑았다. 유엔 회원국 중에서는 이스라엘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시리아를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려놓고 제재조치를 가해온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시리아의 지원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유대인 단체와 연방의원 38명의항의서한에도 불구하고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유엔총회는 이날 시리아 이외에 기니와 카메룬, 불가리아, 멕시코를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과 매년 5개국씩 교체되는 10개 비상임 이사국으로 구성돼 있다. 미카일 웨흐베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시리아가 90% 이상의 지지를 얻으며 비상임 이사국 진출에 성공한 것은 세계에 대한 매우 훌륭한 메시지"라면서 "유엔헌장과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준수하고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해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예후다 랜크리 이스라엘 대사는 그러나 시리아가 "국내외에서 테러범들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시리아의 안보리 진출은 안보리 이사국들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기여해야 한다는 유엔헌장의 규정과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의 안보리 진출과 관련해 "미국은 시리아 정부와 테러활동의 관련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히고"우리는 시리아가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준수하고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하는 한편 국제평화와 안보에 기여하고 안보리 이사국이 됨으로써 늘어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작년에 국무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수단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진출을 강력하게 반대함으로써 이를 무산시킨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시리아의 안보리 진출 움직임에 대해서는 수단 때와 같은 적극적반대에 나서지 않았으며 지난 달 11일 테러참사가 발생한 이후에는 시리아를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시키기 위한 노력을 펴며 안보리 이사국 진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미국은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시리아 정부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중동평화과정에 반대하는 반이스라엘 단체들의 테러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비난해 왔다. (유엔본부=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