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군 전폭기들이 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 군사시설 등 31개 목표물을 타격한 데 이어 8일 오후 8시40분(현지시간) 미공군기들의 공습이 또 다시 단행됐다.


특히 이날 공습은 미국이 아프간 외에 다른 국가도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선언, 테러와의 전쟁이 전방위로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과 때를 같이해 이뤄진것이어서 미국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공군기들은 이날 밤 수도 카불을 비롯, 탈레반의 동부 전략요충인 잘랄라바드와 남부거점 칸다하르 등 아프간 목표물에 대해 공습을 재개했다고 미군 관계자들이밝혔다. .


리처드 마이어스 미합참의장은 인도양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B-1, B-2 폭격기와전투기 등 모두 20여대의 공군기가 공습에 참가했으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동원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은 탈레반의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전폭기들이 잘랄라바드와 카불, 칸다하르의 공항 등 주요 시설을 공습했으며 미사일 공격도 단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1차 야간공습이 단행된지 약 24시간 만에 공격이 재개된 이날 카불 등공습 목표지역에서는 전투기들의 비행음이 울리고 폭탄이 작렬하는 소리가 들렸으며탈레반 방공포가 전투기들을 향해 불을 뿜었다고 현지 목격자들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어 오후 9시30분(현지시간)께 카불의 동부와 서부, 북부지역에 폭탄이 투하됐으며 서부와 북부 지역에는 각각 TV 송신탑과 공항이 공격권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은 특히 미국이 아프간이 아닌 다른 나라도 타격할 수 있다는 방침을선언한 것과 때를 같이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고 군사 관측통들은전했다.


이날 공습에는 그러나 전날과 달리 영국 공군기들이 참가하지 않았으며 영국은병참지원만 수행했다고 영국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영국군은 병참지원을 담당하고 있으며 미사일 공격과 폭탄투하등 직접적인 군사공격은 단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군기들의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톰 리지 조국안보국장 취임식에 참석,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다짐해테러척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편 북부동맹은 미.영 전투기들의 공습에 맞춰 탈레반에 대한 공세에 나서 카불 북쪽 약 20㎞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군은 공습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카불 등지에 등화관제를 명령했으며 북부동맹의 진격에 맞서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강력히 저항하고 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8일 비상 내각회의를 열어 동시다발 테러사건의 배후인물로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 거부입장을 재확인하고 결사항전을 결의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은 이날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아프간에 대한 첫번째 공습은 군전투기와 활주로,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 테러 훈련캠프 등 수십여개의목표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영국측 관계자들은 아프간에 대한 1차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아프간 난민을 돕기 위한 인도적인 차원에서 식량과 의약품을 담은 3만7천500개의 구호품 상자가 공수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프간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습이 시작되자 아프간 인접국 파키스탄을비롯해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인도, 팔레스타인 등에서는 반미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아프간에 인접한 파키스탄의 군사도시 퀘타에서는 8일 1만5천여명의 시위대가 반미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 1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했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 무장단체원 수백명이 자카르타 소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아프간 공격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에서도 반미시위가 벌어져 20여명이 부상했고팔레스타안 자치지역 내 가자시티의 한 대학에서는 반미시위대와 경찰이 충돌, 경찰1명 등 2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워싱턴.카불 AP.AFP=연합뉴스) kky.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