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주 초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 시기를 결정했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주민들에 대한 식량, 의약품 공수와 라디오 방송을 통한 선전방송 직후 공습을 단행키로 결정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보복공격이 아프간 주민이 아닌 테러범과 탈레반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식량공수 계획을 10여일전에 승인, 군사행동개시를 위한 수순을 착실히 밟고 있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중동 순방에 앞서 행정부의 한 관리는 "(D-데이는) 오는 7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머무르고 있던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6일 밤이 되어서야 참모진과 군 관계자들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공습 시기를 알릴 만큼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연속경기 최다출장기록 보유자인 칼 립켄의 마지막경기 소식에 몰두하고 있었다. 공격개시 전날인 6일 부시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시간이 다됐다며 탈레반 정권에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전달해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이 미국 역대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업무를 보는 장소인 백악관 트리티 룸(Treaty Room. 조약실)에서 아프간에 대한 공습을 발표해 장소 선정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한 고위 관리는 "이번 전쟁이 종전과는 다른 형태의 전쟁이 될 것임을 보이기위해 걸프전과 2차세계대전의 시작을 알린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아닌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D-데이에 대한 철저한 보안과 트리티 룸에서의 개전 선포 등은 21세기 첫 전쟁에 임하는 미국의 결연한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사건 발생후 26일만에 공격을 개시하기에 앞서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생사를 불문한' 검거령을 내렸으며 미국인들에게테러와의 장기전에 임할 것을 강조해왔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mo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