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주재 외국 공관들은 미국과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반발하는 과격 이슬람 세력의 테러를 우려, 자국 교민들의 집밖 출입 자제를 권고하는 등 바싹 긴장하고 있다. 미국 대사관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공격이 감행된 직후인 7일 밤 늦게(현지시간) 미국 시설 경비 및 자국민 신변 경호를 현지 경찰에 요청, 경비 인력과 장비를 지원받았다. 대사관은 또 8일 새벽 교민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아프가니스탄 공습과 관련해치안불안이 예상되는 만큼 자국민들은 가급적 집밖 출입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할 경우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자카르타 소재 미국국제학교(JIS)도 이날 새벽 학부형들에게 전화를 걸어 "치안상황이 우려돼 오늘 수업을 중단한다. 수업 재개 시기는 다시 알려주겠다"고 통보,한시적 휴교에 들어갔다. 영국 대사관도 교민 안내문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군사행동에 반발하는 세력의공격이 예상된다. 교민들은 거주지나 투숙중인 호텔 밖으로 나오지 말고 대사관과상시 연락체제를 유지해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라"고 권고했다. 이 밖에 호주와 뉴질랜드 등 각국 대사관도 8일 오전 조기 출근해 자국민 안전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으며 수도 자카르타 도심 거리는 평소 심각한 교통체증을빚었던 것과는 달리 비교적 한산해 외국인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대통령은 이날 비상 각료회의를 소집, 아프가니스탄군사공격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국민들의 과격 행동 자제를 호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도네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치안 불안을 우려한 기업들과 외국인들이달러를 집중 매입, 루피아화가 메가와티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달러당 1만500선까지 폭락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