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마침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섬으로써 워싱턴에는 아연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일요일인 7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개전 성명을 발표하자 대부분 강력한 지지를 나타냈으나 특별한 동요는 보이지 않았으며 주요 도시들은 쇼핑객들로 붐비는 등 평소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도됐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을 D-데이로 잡은 것은 9.11 연쇄 테러 당시와 같은 금융시장의 동요가 재연되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한 조치로 마침 8일이 콜럼버스 데이(아메리카대륙 발견 기념일)라 증권시장이 주말부터 3일동안 연휴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개전에 따른 충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금융계는 지적했다. ○... 부시 대통령은 5일 백악관을 떠나 워싱턴 인근의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향해 한가하게 연휴나 즐기는 것처럼 비쳤으나 6일 이슬람 국가들을 순방하고 귀국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복명을 받은 뒤 화상 국가안보회의(NSC)등 최측근 참모들과의 숙의를 거쳐 D-데이 H-아워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6일 밤 7시가 넘어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 등 주요인사에게는 결정 내용을 직접 통보했고 나머지는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등이 연락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7일 아침 교회도 거른 채 캠프 데이비드 근처 에밋스버그에서 열린 전국 순직소방관 추도식에 참석했으나 당초 예정보다 일찍 마치고 서둘러 백악관으로 돌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게르하르트 쉬뢰더 독일 총리,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 등 주요 우방 지도자들에게 통보한뒤 개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 및 파월 장관이 이날 각국정상 수 십명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 계속 머무르며 공격 상황을 보고받으며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나 대통령 유고시 승계 1순위인 체니 부통령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백악관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