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아카데미영화상격인 에미상 시상식이 53년만에 처음 취소되는 등 미국 전역이 미.영의 대 아프가니스탄 공습후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보복테러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에미상 주관방송사인 CBS는 아프간 공습 직후 7일 오후 5시(미 서부시간)부터 개최될 예정이던 제 53회 시상식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수전 막스 CBS 대변인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30년만에 처음 동시 개최되는시상식의 취소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부 소식통들은 대 아프간 보복공격이 시작된 마당에 시상식을 강행할 경우 국민들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고 수상후보들의 신변도 우려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ATAS)와 CBS는 9.11 테러로 지난달 16일 LA 슈라인오디토리엄에서 열려던 시상식을 이날로 연기했으며 뉴욕에서 활동중인 연기자들이 비행기 탑승을 꺼리자 27개 시상부문중 일부를 뉴욕에서 수여키로 했었다. 앞서 ATAS는 테러희생자 추모의 일환으로 예년처럼 참석자들에게 화려한 드레스와 연미복을 정장으로 대체하고 레드 카펫 행사(배우 도착시 환영행사)를 벌이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원로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가 테러참사와 관련한 개막사를 하기로 돼 있었다. 한편 워싱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의 주요 도시는 알 카에다의 공습보복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미 방송들이 보도했다. 미 관리들은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 카에다가 미국의 테러응징 공격을 예상하고 오래전부터 보복테러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미 시설물에 대한 추가테러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 워싱턴 경찰은 사전예방조치로 국무부 청사 앞 통행을 차단했으며 딕 체니부통령은 전시체제중 대통령과 부통령의 신변 분리계획에 따라 모처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뉴욕시가 봉쇄되거나 폐쇄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9.11 테러후 수립된 보안계획이 실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추가 테러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 `민감한 지역'에 무장경찰과 방위군을 배치하는 것 등으로 돼 있다. 앞서 ABC 방송은 뉴욕시가 사상 처음으로 최고 비상단계인 `오메가 상태'에 들어갔으며 연방수사국(FBI)이 위치한 연방법원청사 주변에 대한 통행과 다리와 터널을 통해 시내로 진입하는 차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2의 테러대상으로 우려돼온 로스앤젤레스시 정부와 경찰은 아직까지 테러위협은 없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주 주요 공항에는 지난 5일부터 무장 주방위군이 배치돼 승객들의 소지품을 검색하고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200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솔트 레이크 시티 경찰은 경기장 등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으며 보스턴 소재 매사추세츠주 의사당에는 3개 출입구를 제외한모든 문이 폐쇄되고 출입구엔 금속탐지기와 X레이투시기가 설치됐다. 미주리주 경찰도 주의사당 건물을 폐쇄하고 웨스트 버지니아주 관리들은 다리.댐.철로.가스관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LA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지의 경기장과 공항의 보안 관리들은 순찰과 검색을 강화하고 수천, 수만명이 모인 대형 경기장엔 경찰 헬기와 전투기들이 상공을 배회하기도 했다. 미 전역의 군사시설은 지난달 11일 연쇄테러 이후 발동된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핵발전소와 생화학관련 시설은 안전상황을 재검검하고 경비수준을 높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