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탈레반에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를 요구하는 설득작업을 펴온 파키스탄 정부는 7일 "앞으로 어떤 대표단도 카불이나칸다하르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 더 이상 중재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이는 미국과 탈레반 정권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해온 파키스탄이 탈레반정권 전복과 거국정부 구성방안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선회했음을 시사한다. 리아즈 모하마드 칸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그동안 탈레반은 국제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만큼 시간이 있었고 우리 정부를 통해 충분한 의견을들었다"면서 "이제는 대표단을 아프간에 보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달 말 두차례에 걸쳐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 대표들로 구성된중재단을 구성, 칸다하르와 카불의 탈레반 지도부에 중재의 뜻을 전했으나 별다른성과없이 무위로 끝났다. 한편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탈리아에 망명 중인 자히르 샤 전 아프간 국왕이 파키스탄에 특사를 보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그는 아프간을 안정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며 그가 보낸 어떤 특사라도 환영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