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군사행동을 뒤로 미룬채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을 아프간 국민 및 이슬람권 아랍국가들로부터 고립, 무력화시키기 위한 와해공작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참사 24일째인 5일 오후 백악관을 떠나 메릴랜드 주 대통령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며 외교.안보.국방 지도부와 전략구수회의를 갖고 군사공격에 앞서 탈레반 정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외교군사 종합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전통적 동맹국인 영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며 이날 토니 블레어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을 통해 "이번 전쟁이 아프간 국민과 이슬람권에 대한 전쟁이 아니다"고 못박고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강력 촉구, 이를 거부할 경우 탈레반 정권에 대한 응징이 시작될 것임을 재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기독교권 서방진영과 이슬람 아랍권간 투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여지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이스라엘측의 반발을 예상하면서까지 아랍권에 유화외교를 펼치는가 하면 블레어 영국 총리와 아랍권 우방 지도자들의 협조를받아 아프간 인근 파키스탄의 적극 동참과 협조를 위한 외교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탈레반 정권 고립압박 외교의 일환으로 이날오전 워싱턴에서 러시아 독립국가연합의 일원인 그루지야의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아프간 공격을 위한 국제연대 구축방안을 집중 논의하는 한편 에티오피아의 멜레스 제나위 총리, 케냐의 다니엘 아랍 모이 대통령 등 아프리카 주요 우방 지도자와 전화정상회동을 갖고 아프간을 고립무력화시키기 위한 외교전선을 아프리카지역으로까지 확대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국민을 위한 3억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자금을조만간 집행, 아프간에 대한 식량 공수및 구호물자 제공을 행동에 옮겨 탈레반 정권과 아프간 국민에 대한 분리 대응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의 탈레반 정권 고립와해 공세는 오는 20일 참석하는 상하이(上海)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을 비롯, 중국, 러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등 잇단 단독 정상회담과 반테러 공동선언문 채택 등을 통해 절정에 이를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의 탈레반 정권 와해공세에 언급, 탈레반 붕괴후 "누가 카불(아프간 수도)을 지배할 것인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탈레반을 승계하기위한 아프간 정파간 투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아프간 국내와 국내 정파들이 전쟁이시작되면 미국의 군사공격이나 자체 분열로 탈레반 정권이 해체될 것으로 확신하고있다"며 "이들 아프간 정파들은 이에 대비해 차기 정부 구성문제에 휩싸여 있다"고전했다. 신문은 탈레반 정권 붕괴시 로마에 망명중인 모하메드 자히르 전 국왕이 과도정부 구성의 중재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