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행동에 앞서 동맹국들의 유대를 다지기 위한 긴급 순방외교에 나서 러시아와 파키스탄을 방문한다고 4일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4일 이번 순방외교의 첫 기착지인 모스크바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블레어 총리가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주도 대테러 전쟁을 지지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 지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에게 러시아의 협력 대신 서방측이 다른 분야에서 러시아에 협력해줄 것을 상기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말했다. 러시아는 서방측이 체첸 분리주의자들과의 전쟁에 대한 비난을 중단해줄 것과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촉진시켜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브뤼셀에서 러시아가 언젠가는 나토에 가입할지도 모른다고 시사했다. 그는 나토 확대문제에 관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협의했다며 블레어 총리와도 협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푸틴 대통령의 영국 공식방문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말했다. 더 타임스는 블레어 총리의 이번 순방 외교는 전날 사우디 아라비아에 도착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순방외교와 때를 같이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레어 총리의 나머지 순방외교 일정과 방문장소 등은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BBC방송은 블레어 총리가 러시아 방문에 이어 파키스탄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영국 언론은 지난 3일 블레어 총리가 오만을 방문해 현지에서 훈련중인 영국군 장병들에게 연설한 뒤 파키스탄을 방문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