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테러와의 전쟁의 서곡이 될 수 있는 아프가니스탄 인접 4개국 군사 회담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급파하는 한편 탈레반측에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으면 보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레반에 대해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추종자들의 신병 인도와 아프간 내 테러리스트 캠프의 파괴를 요구하고 탈레반과의 협상이 없는 것처럼 그들을 위해 정해진 시간표도없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정한 시간에 행동한다"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등 4개동맹국 지도자들과 회담하기 위해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로 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출국에 앞서 뉴욕 포트드럼 주단 제10 사단 병력 1천명을우즈베크스탄과 타지키스탄으로 이동토록 명령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했으나,국방부 관리들은 이를 확인해 주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날 2천263명의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 총 동원병력을 2만2천400명으로 확충했다. 이와 함께 미국 외교관들은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과 다른 테러 행위에 관련된 증거를 동맹국들에 비밀리에 통보했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이 저지른 것으로 여겨지는 범죄, 그리고 미국 항공기피랍 테러에 이들 조직이 연루됐다는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장문의 이 증거요약문은 지난 1일밤 비밀 외교경로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동맹국 주재 미대사들이 이 증거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고, 18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이 정보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창설이 미국 중동정책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밝히면서 아랍세계로부터의 지지를 모색하고 나섰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잉글랜드 남부 브라이튼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탈레반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을 인도하든지 권력을 내놓든지 그것은 당신들의 선택"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히며 빈 라덴 인도 등과 관련해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탈레반 집권자들이 군사 공습을 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럼즈펠드 장관을 아프간 인접 4개국에 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알-카에다와 필요시 탈레반에 대해 미군병력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 앞서 해야할 일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