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미국 동시다발테러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고 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아프간 대사가 30일 밝혔다. 자이프 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빈 라덴은 신변안전과 보안을 위해 아프간내의아무도 찾아낼 수 없는 모처에 있으며 보안 관계자들만이 그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말했다. 미국은 테러사건 직후 탈레반에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요청했으나 탈레반은 빈라덴의 행방을 모른다며 신병인도를 거부해왔다. 탈레반이 이처럼 빈 라덴을 아프간내에 보호중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이프 대사는 또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배후라는 증거를 제시하면 협상에 응할 용의가 있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빈 라덴의신병인도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이프 대사는 "미국은 빈 라덴이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사건과 관련있다는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조하고 "만약 미국이 증거제시 및 법적절차 없이 공격할 경우 어떠한 공격도 테러범의 공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러나 이같은 탈레반측의 제의를 일축했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폭스 뉴스와 회견에서 "탈레반은 빈 라덴뿐만 아니라 테러조직 알 카에다 조직원 모두를 넘겨야 할 것"이라며 협상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한편 대(對)테러전쟁을 준비중인 미국은 빈 라덴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일부 정보기관의 보고서는 빈 라덴이 이미 아프간을 벗어나 소말리아, 체첸, 파키스탄 북서부 국경지대 등지로 이동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관리들은 빈 라덴이여전히 아프간에 머루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슬라마바드.워싱턴 A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