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30일 파키스탄이 미국에 영공개방과 공군기지 사용, 병참지원 등의 군사협력을 약속한 것은 단순한 '경제적 거래' 차원을 넘어선 국가통합과 지역안보 차원의 결정이라고밝혔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전국 5개주(州) 여성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제의를 받고 결정을 내리기 앞서 국민통합과 경제회생, 국방전략, 카슈미르 문제, 아프간 탈레반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정.금융적 지원과 제재해제 등의 대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결정의 최우선 원칙은 어디까지나 파키스탄과 이웃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의 안전이었다"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의 공격시 아프간 주민들의 안전과 관련, "파키스탄은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아프간 주민들이 공격목표가 되는 불상사는 없을 것임을 확신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샤우카트 아지즈 재무장관도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대기차관 등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정부가 서방측과 거래를 벌인 적은 없다"고 밝혔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앞서 29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테러 발생이후 두번째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의 아프간 공격개시에 앞선 양국 간의 현안을 논의했다. 무샤라프 대통령과 파월 장관의 통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대(對)테러전쟁을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이뤄졌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미-파 군사대표단 간의 합의내용을 확인하고 파키스탄이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 대표단을 아프간에 보내 탈레반 정권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인 배경 등에 관해 설명했으며, 파월 장관은 파키스탄의 협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키스탄 외무부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오는 6일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무샤라프 대통령과 현 위기상황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옥철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