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미국의 테러 응징 작전에 대한 지지의사를 재확인하는 한편 러시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허용을 촉구했다. 독일을 국빈 방문중인 푸틴 대통령은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러리스트들은 우리가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들이 우리를 무서워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테러 응징을 위해 인도적 목적의 항공기에 영공을 개방하는 것은 물론 지상 착륙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북부동맹에 무기 공급을 계속하고 미국 테러범 색출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제사회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테러 척결을 위해서는 군사작전 뿐 아니라 자금원을 차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나토 가입 논의를 더이상 회피할 이유가 없다"며 러시아는 나토 가입 협상을 벌일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25일 독일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아직도 계속되는 동서 분할체제가 미국의 대(對) 테러 전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러시아에 대한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릴 것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독일 경제인들과 회담을 위해 뒤셀도르프로 떠나기에 앞서 역시 독일을 방문중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회담 후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문호를 개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독일 방문 이틀째인 푸틴 대통령은 27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한차례 더 회담할 계획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