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이탈리아 제노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 때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조직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다른 정상들에 대한 암살 음모를 꾸몄다고 뉴욕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지안프란코 피니 이탈리아 부총리의 최근 인터뷰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으며 백악관은 관례대로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프랑스 TV 인터뷰에서 "올 6월 13일 빈 라덴이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G8 정상들을 암살하고 싶다고 밝힌 공식 발표문을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잘 알려져 있는 정보"라고 덧붙였으며 일간지 르피가로와 회견에서 "이집트 정보기관이 이를 미국측에 통보했으며 통보 내용에는 폭탄을 장착한 비행기에 대한 언급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안프란코 피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이탈리아 TV 방송에서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 테러와 유사한 공격에 대해 첩보를제노바 정상회담 전에 이탈리아 정부가 입수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 정보기관을 비웃었지만 우리는 제노바에서 미국대통령을 항공기로 공격할 것이라는 정보를 진짜 입수했다"며 "그래서 정상회담 때제노바 상공을 폐쇄하고 대공미사일을 배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 정상회담 등에 여러 차례 관여했던 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그런 정보, 특히 그렇게 공개된 곳에서 그런 암살음모를 계획한다는 것은 전혀 들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의 연쇄테러가 발생한 뒤 지난 6월과 7월 빈 라덴 조직으로부터 입수한 테러 정보를 재검토하고 있다. 이들 정보가 입수된 7월에는 많은 경보가 내려지고 부시 대통령에 대한 예방적 보안조치도 취해졌으나 테러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곧 잊혀졌다. 한편 미국의 한 고위 안보 관리는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는 때로 불명확하고 내용이 너무 엄청나 거짓정보와 구분이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으며 다른 관리는 "외국 정보기관들이 미국 대통령에 대한 위협 정보를 자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을뿐 암살음모에 대한 확인은 거부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