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대참사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미국 보복공격의 1차대상이 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24일 이슬람 신도들에게 '미국 십자군'에 맞서 '성전'(지하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빈 라덴은 이날 카타르 위성TV방송 알 자지라에 팩스로 보낸 성명서에서 "우리가 영웅적이고 신앙심 깊은 아프간 국민과 함께 확고한 성전에 참여하고 있음을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선포한다"며 "파키스탄 이슬람형제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 십자군이 파키스탄과 아프간을 침공하지 못하도록 물리쳐 달라"고 촉구했다.


아프간 집권 탈레반도 유엔 구호요원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국민에게 성전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전투태세를 강화했다.


물라 오바이둘라 아크훈드 탈레반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서에서 "30여만명의 무자헤딘(성전 전사)이 아프간의 국경과 중요 지역을 지키고 있다"며 "아프간 국민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성전을 준비하라"고 촉구했다.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은 '십자군'과 '성전'이라는 단어를 부각시키며 이슬람세력의 지원를 호소하고 있지만 외교적으로는 더욱 고립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25일 탈레반 정권과의 외교관계를 공식 단절했으며 미국의 보복공격에 협력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사우디의 단절 발표로 탈레반 정권과 유일하게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된 파키스탄도 이날 카불에 남아있던 외교관 전원을 철수시켰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