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일으킨다면 승리할 수 있을까. 세계불황은 과연 피할 수 없는 것인가.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 미국 테러사태의 여파를 문답풀이 형식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승자될까=단기적으로는 가능하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서 험악한 산악지대,겨울추위 등의 악재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오사마 빈 라덴 조직을 완전히 소탕할 수 있을 것이다. 수년간 빈 라덴 조직을 추적해 온 미국은 축적된 정보와 막강한 특수부대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을 붕괴시키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더라도 추가 테러 위험은 여전히 남을 것이다. ◇파키스탄에서 내전이 발발할까=무샤라프 장군의 최대 위협은 바로 군부. 파키스탄 군부는 탈레반의 정부수립을 도왔으며 아프가니스탄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미군이 파키스탄에 주둔하게 되면 무샤라프 장군은 다시한번 시험대에 올라설 것이다. ◇아프간 이외 지역의 전쟁 가능성=부시 행정부의 보수주의자들은 확전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몰아내고 레바논에 근거를 두고 있는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 내 테러그룹을 '청소'하자는 것. 하지만 미국의 대외정책을 조율하고 있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국제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당분간' 확전에 반대하고 있다. ◇세계 불황이 닥칠 것인가=테러 여파로 세계 경제는 불황에 빠져들 것이 확실하다. 지난 2분기부터 침체되기 시작했던 세계 경제는 올 3분기 및 4분기에도 위축될 것이다. 올 세계 경제 성장률은 1%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문명충돌이 현실화될까=문명충돌은 없다. 이번 미국테러는 소수의 전쟁주의자들이 자행한 일이다. 이슬람 사회는 경제적 번영과 인간존엄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서구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유가 급등할까=확전 여부에 달려 있다. 테러 이후 한주간 유가는 중동 산유국에 대한 불안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전쟁이 비산유국인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될 것이란 전망으로 진정됐다. 만약 미국이 중동산유국을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거나 미국을 지지한 아랍국에서 테러가 발생한다면 유가는 순식간에 치솟을 것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