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등 혹한과 폭우가 혼재한 아프가니스탄 특유의 악천후는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거점을 공격할미국에 최대 장애가 되고 있다고 23일 반탈레반 아프간북부동맹 병참장교가 경고했다. 반군과 집권 탈레반정권이 장악한 카불 북부간 전선근처에는 벌써 지형적인 영향으로 기온이 급강하, 청명한 여름 하늘에서 비와 어두운 구름이 끼는 등 기상여건이 크게 바뀌었다. 아프간 중,북부지역의 겨울은 통상 11월말부터지만 경우에 따라 일찍 찾아와 올해는 10월말께 시작될 것으로 보여 미국의 반테러 보복공격은 지상군 투입에만 한가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영국의 침공이 실패로 이미 실패로 돌아갔고 1979년이후 10년동안 점령했던 구 소련도 손을 든 것처럼 험준한 산악지형과 혹독한 겨울은 미국의 작전에 무서운 장애물이다. 집권 탈레반과 대항하고 있는 북부동맹의 노련한 병참장교 사이드 무스타바는 "우리는 절대로 겨울에는 공격를 하지 않는다. 산악지대에서는 겨우 도보이동만 가능할 뿐 차량은 무용지물"이라며 "눈이 1m만 쌓이면 사람들은 나귀나 말을 이용해 각종 물자를 실어나를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길조차 매우 비좁아 간신히 비껴갈수 있을 만큼 열악하다는 것이다. 해발 7천400m나 되는 힌두쿠시산맥도 몇 주이내 폭설을 동반할 구름이 낄 것이며 이 눈구름은 내년 5월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미국이 정조준 미사일공격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지상작전을 24시간 추적하는 감시위성은 별 효력이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온도 뚝 떨어지기 시작하면 어떤 때는 계곡의 경우 영하 20℃에 이르고 산 정상부근에서는 더 혹독한 추위가 엄습한다"고 말하고 상당수 현지 주민들은 칩거에 들어가고 지상식량자원도 귀해진다고 밝혔다. 힌두쿠시와 파미르산맥은 최악의 겨우 영하 40℃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스테파니아 붕커 아프간주재 유엔대표부 대변인은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로는 올 겨울이 일찍 찾아올 것이며 혹독한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수송장교의 말을 뒷받침했다. 단지 몇몇 도시와 남부지방은 혹독한 추위가 덜하지만 이 또한 구 소련병사들도 결국 포기했을 만큼 지형이 사나운 산악지대여서 미국의 작전수행이 결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빈 라덴에 의해 운영되는 집권 탈레반 훈련캠프가 있는 남부지역은 겨울철의 경우 북부와 달리 눈보다는 오히려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무스타바는 덧붙였다. 그러나 엄청난 폭우는 하늘을 뒤덮어 전방시계를 불투명하게 해 빈 라덴의 은신처 등 목표지점에 특전요원을 내려놓을 헬기착륙이 매우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스타바는 또 "탈레반 병력 대부분이 포진한 남부는 눈이 내리지않고 비만 오지만 미국은 헬기투입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구름만 끼면 헬기는 어느 곳에도 갈수 없으며 미사일과 각종 폭탄도 악천후에서는 효과가 없어 목표물을 제대로 적중하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텍사스주의 크기에 불과한 아프가니스탄은 일반적으로 덥고 건조한 여름날씨를 보이지만 겨울철은 이처럼 혹독한 추위와 엄청난 폭우로 이어져 미국의 군사작전에 필요한 시간은 더욱 여유가 없게 됐다. (자불 세라지.이슬라마바드 AF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