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1야당 국민당은 21일 당기위원회를 열어당 주석을 지낸 리덩후이(李登輝.78) 전 총통의 '당 분열' 등 '해당 행위'를 적용, 출당 조치했다. 국민당이 전임 주석을 당에서 쫓아낸 것은 국민당 창당 107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오는 12월 총선 및 자치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국민당내 리 전 총통파와 롄잔(連戰) 주석파간의 갈등 심화 등 정국에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국민당 관계자들은 리 전 총통이 올들어 집권 민진당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 표명한 데 이어 국민당내 자파 인사들을 대거 탈당시켜신당(대만단결연맹.台團聯)을 창당하도록 사주하는 등 해당 행위가 끊이지 않아 출당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리 전 총통은 지난해 3월 실시된 총통선거에서도 국민당의 롄잔 후보 대신 같은독립주의자인 천수이볜 후보(민진당)를 사실상 지원,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올해 들어 공식적으로 천 총통 및 민진당 지지 발언을 계속, 머잖아 당에서 쫓겨날 것으로 관측돼왔다. 국민당 당원들은 롄 후보의 패배로 반세기 집권 역사가 종식되자 주석직을 겸직한 리 총통의 주석직 사퇴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여 리 총통이 결국 주석직을 내놓았으며 이 과정에서 롄 주석(당시 부주석) 진영과의 관계가 악화된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국민당은 '국제적인 빅 마우스(IBM)'로 통하는 리 전 총통의 물불 가리지 않고 해당 행위를 계속하는데도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의식해 '출당' 처분을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리 전 총통은 독립 성향이 강한 남부 지역에서 인기가 아주 높아 유권자들의 반발로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까닭이다. 리 전 총통은 12월 총선에서 신당인 '대단련'이 38석 이상을 얻어 '여소 야대' 정국에서 총통 탄핵 위기까지 겪은 '우당(友黨)' 민진당과 연합해 독립 성향의 대륙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