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전쟁을 위한 본격적인 수순에 돌입했다. 미국 정부는 19일 '무한 정의 작전'(Operation Infinite Justice)이란 작전명 아래 미국 본토에 있는 전투기 항공모함 등을 걸프지역으로 이동시키고 후속테러에 대비,미국 대도시 상공에 전투기 초계비행을 실시하는 등 '개전 태세'에 들어갔다. 이번 작전에는 공군뿐 아니라 육군 병력배치도 포함돼 있다. 토머스 화이트 미국 육군 장관은 20일 "초기 배치에 육군부대가 포함돼 있다"며 "모든 지상전투능력을 동원할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보복공격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도 구체화되고 있다. 19일 일본 정부는 자위대 파견 등 7개 조항의 미군지원책을 발표했고 독일 의회는 미국 보복공격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승인했다. 거센 반미 여론에 부닥친 파키스탄 정부도 반미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영공통과 및 병참제공,정보지원 요청 등에 전폭 협력하겠다고 20일 밝혔다. 반면 아프간 이슬람성직자들은 20일 카불에서 재개된 연석회의에서 빈 라덴에게 스스로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것을 촉구,빈 라덴을 둘러싼 미국과 탈레반 정권의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빨라진 미국의 움직임=국방부는 전투기와 전폭기 등 군용기 1백여대를 걸프지역 기지로 이동하도록 명령,지난 11일 테러사건 이후 보복공격을 위한 구체적인 군사조치를 처음으로 취했다.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대테러 작전 지원을 위해 미군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이동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군사적 움직임이 본격화됐음을 내비쳤다.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무한 정의 작전'에 F-16및 F-15 전투기와 B-1B 폭격기등이 포함돼 있으며 행선지는 쿠웨이트와 바레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 해군도 이날 노포크항에 있던 테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총 14척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을 걸프해역으로 발진시켰다. ◇'빈 라덴 떠나라'=탈레반 정권이 빈 라덴의 신병인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는 것에 반해 아프간 이슬람 성직자들이 빈 라덴에게 자진해서 아프간을 떠날 것을 요구한 것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탈레반의 바크타르 통신은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들은 아프간이 빈 라덴에 대해 자신의 자유의지로 아프간을 떠나도록 권할 것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이슬람내 강경파와 온건파간 타협의 산물로 분석되고 있는 이같은 결정이 미국의 군사공격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이번 성직자 회의에 참석한 탈레반 정권 관계자는 "성직자 회의 결정이 탈레반 지도부에 전달될 예정이며 지도부가 조속한 시간내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