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9.11 테러 대참사'를 통해 세계 대부분지역의 강대국들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중요한 시험을 맞이했으며 특히 이를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가 크게 증진될 수 있다고 홍콩 신문이 논평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9일 미국과 중국이 지난 수 년간의 갈등과 반목을 청산하고 전향적인 관계를 증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91년 걸프전 당시 유엔 안보리 표결에서 다국적군의 대 이라크 무력사용을 승인, 6.4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처럼 미국의 '테러전쟁'에서도 세계 강대국이자 미국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 위기상황의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논평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캐더린 달피노 동북아시아 정책연구소 부소장과 카네기국제평화 재단의 민신 페이 선임 연구원이 작성한 이 기사는 중국도 이번 테러로 적잖은 자국민들이 희생되는 등 테러 피해국인데다 세계경제의 침체로 이미 수출에 큰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미국 등 국제 항공사들의 운항수 대폭 감축 등의 요인으로 지속적인 성장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시작돼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 중국경제에 대한 영향은 한층 심각해지며 목전에 다가온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역시 중국경제에 장밋빛 전망을 던져주지 못하고 있는 등 중국이 경제적 고려를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관계 증진을 적극 꾀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중국 당정 지도부는 미국의 테러 보복 작전에 긴밀히 협력할 경우 경제적 지원외에 분리독립을 노리는 신장(新疆) 위구르 지역 등의 테러분자들에 대한 진압 작전명분 축적 등 정치적 이득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결의안 채택 등 유엔 활동 지원 ▲전통적으로 유대관계를 가져온 파키스탄과 아프간 등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통한 사태 조기 해결 노력 등이다. 중국의 이같은 대미 협력은 숱한 갈등의 연속으로 현재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있는 미-중 관계를 크게 복원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