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때 미 중앙정보국(CIA)이 비밀리에 지원한 자금으로 건설된 터널을 이용, 미국의 보복공격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고 영국의 가디언지가 18일 보도했다. 가디언지는 옛 소련과 아프간 무자헤딘(이슬람전사)간 충돌이 한창일 무렵, CIA가 아프간에 대한 비밀 지원계획의 일환으로 터널건설 자금을 파키스탄 비밀기관을통해 비밀리에 공급했고 이 결과 지난 1986년 팍티아주 산악지역에 있는 크호스트(Khsot) 마을 부근에 수많은 '방어 터널'이 건설됐다고 밝혔다. 이 터널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부호의 아들로 1979년 옛 소련이 침공한지 수개월만에 아프간으로 건너가 소련의 침공에 맞섰던 빈 라덴이 CIA 자금을 이용, 자신의 기술자와 장비 등을 동원해 직접 건설한 것들이다. 방어 터널은 소련의 공습에 대비한 피난처의 역할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시를 통해 몰래 들여온 무기의 저장창고와 지하 야전병원 등의 용도로 사용됐다. CIA 자금으로 건설된 이 방어 터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빈 라덴이 빌 클린던 전(前) 대통령에 의해 미국의 공적 1호로 지명된 이후에도 유용하게 사용됐다. 케냐와 탄자니아내 미국 대사관의 폭발과 관련, 미국은 1998년 70발의 크루즈미사일을 아프간내 크호스트와 잘랄라바드에 있는 빈 라덴이 은신한 것으로 보이는 훈련캠프에 쏟아부었으나 빈 라덴은 수 많은 방어 터널을 이용해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