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로 완전 파괴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의 구조 및 복구 작업이 14일(현지시간) 전날 밤부터 내린 비로 뜻밖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연되고 있다. 이제는 사라진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고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쏟아놓은 먼지가전날 밤의 폭우와 이날 간헐적으로 내린 비에 섞여 진창을 이루면서 구조 및 복구작업의 진척을 더디게 했다. 이번 비는 지난 3일동안 연일 계속된 구조 및 복구작업과 아직까지 계속 피어오르고 있는 연기 등으로 지쳐있는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미끄러워 발을 움직이기 조차 어렵게 만들어 그렇지 않아도 힘든 작업이 더 위험스럽게 된 것이다. 현장의 관계자들은 "건물 잔해 속의 잡동사니 때문에 어려웠던 발 옮기기가 비 때문에 위험해졌다"면서 "비가 오면 먼지가 가라앉고 따라서 일이 더 쉬워질 것으로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정반대현상이 벌어졌다"고 푸념했다.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지금까지 건물의 잔해 약 1만400여t을 치우는 동안 일손을 간간이 멈추고 침묵, 생존자의 소리가 들리는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구조대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존자의 구출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들어 모든 관계자들을 낙담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전용기편으로 뉴욕으로 가 세계무역센터 복구현장을 방문,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사기를북돋웠다. 부시 대통령은 확성기를 이용, "여러분들의 수고에 감사한다.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든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다"며 격려했으며 비에 젖고 진흙으로 뒤덮인 작업복 차림의 현장의 구조대원들은 "USA(미국)! 미국! 미국!"이라는 외침으로 화답했다. 현재까지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공격으로 실종된 희생자는 4천7백여명으로 사건 발생 후 구조된 생존자는 5명에 불과하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뉴욕에서 발생한 공식적인 사망자수는 184명, 부상자는 구조 및 복구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포함해 4천3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줄리아니 시장은 이날 내린 비가 "구조 및 복구작업에 방해가 된 것은 의문의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우리는 아직 생존자들을 구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의 테러현장인 국방부에서는 구조대원들이 5각형 청사건물의 파괴된부분에서 사망자 유해 발굴과 잔해 제거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지난 11일 테러범들이 청사 파괴에 이용한 아메리칸항공(AA) 제77편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회수, 연방수사국(FBI)에 넘겨주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