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공격의 여파로 전세계 항공사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을 중심으로 일부 항공사들은 부도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BBC방송과 PA통신이 14일 보도했다. BBC방송은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감소와 항공유가 상승으로 이미 재정압박을 받아온 항공업계가 1주일 이상의 극심한 운항중단에 따른 손실에 앞으로 수개월간 승객수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아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유럽연합(EU)이 이번 미국 테러공격이 역내 항공운송업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위기를 피하기 위해 진전상황을 모니터할 것이라고밝혔다고 전했다. 또 증권사들과 신용평가기관들이 항공사들의 전망을 하향조정함으로써 주가가급락하고 있고 항공사들도 자체적으로 손실규모를 추산해 발표하기 시작했다고 방송은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번주 운항중단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손실이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 올림픽항공 사장인 리가스 도가니스 교수는 "항공업계는 경기가 순환하는 업종이며 하강국면의 벼랑끝에 서있었으나 이번 테러공격이 우리를 벼랑아래로 밀어넣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모든 미국 항공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으며 미국행 항공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항공과 영국항공(BA)을 신용감시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방송은 말했다. BA의 주가는 금주중 3분의1 이상 하락했으며 14일 하루에만 15.8%가 떨어졌다. 염가 항공사인 이지제트의 주가는 금주중 30%가 하락했고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도 14일에만 각각 10%가 떨어졌다. 슈로더살로먼스미스바니도 유럽 전체 항공업계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으며 JP모건의 항공업계 분석가인 크리스 애버리는 미국 항공사들의 향후 6개월간 승객감소가 30-5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아시아 항공사들도 큰 타격을 받았다고 방송은 말하고 전일본항공이 운항중단으로 하루 50만달러씩의 손실을 보고 있고 대한항공은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이 1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50억원에 각각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14일 6%, 아시아나는 11%, 미국노선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대만의 최대 항공사 중화항공은 7%가 각각 하락했다. 아시아 최대의 항공사인 싱가포르항공의 주가도 6%가 하락했다. 이와 함께 공항의 보안검색 강화로 처리능력이 크게 줄어들어 항공사 경영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고 방송은 말했다. 한편 PA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일부 유럽 항공사들이 부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유럽항공사들이 수요감소와 유가상승, 세계적 침체 가능성 증가 등으로 이윤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BA가 북미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는 약간 나은 정도로 이번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