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14일 워싱턴의 국립 대성당에서 테러참극으로 목숨을 잃은 수천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한편 미국인들은 테러를 퇴치하기 위해 단합했다고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4명의 전직 대통령 등 저명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모 예배에서 연설을 통해 지난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발생한 테러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과 복수하는 시간이 있다면서 "우리는 가족과 같은 슬픔과 적에게 승리하겠다는 굳은 결의로 단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분쟁은 다른 사람들이 정한 시간과 조건하에서 시작됐으나 이는 우리가 선택한 방법과 시간에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이번 테러의 책임자와그 지원세력에 대해 보복을 단행할 것임을 거듭 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및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 등 수천명이 자리한 대성당에 부인 로라여사와 함께 들어서면서 시종 침통한 표정을 지었으며 부친인 부시 전 대통령과 짧은 악수를 나눌 때는 눈물을 참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앞서 빌리 그래엄 목사(82)는 이 자리에서 미국인들이 이번 테러공격에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신 역시 여러분이 갖고있는 감정을 이해할 것임을장담한다"고 말하고 미국은 "신의 사랑에 찬 팔이 우리를 감싸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역대 대통령의 자문역으로 활약해온 그래엄 목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및미국민이 감정적.정신적으로 파열, 해체되느냐 아니면 더 확고한 기반위에 재건, 더욱 강력해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령에다 건강상의 이유로 수많은 초청을 거부했던 그래엄 목사의 이날 추모예배 참석은 이번 미국이 맞은 국가적 위기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이날 예배를 시작한 제인 홈스 딕슨 대주교는 기독교와 회교, 불교, 유대교 등 각종 신앙을 갖고 있는 참석자들이 미국민과 전세계에 "사랑이 증오보다 더강력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추모예배를 마친 후 전용기인 "공군 제1호기"편으로뉴욕으로 떠났는데 그곳에서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및 조지 파타키 뉴욕지사를만나는 한편 항공기 자살테러로 완전히 사라진 세계무역센터 붕괴현장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