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14일 미국의 대대적인 공격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 탈레반 최고지도자의 대변인 압둘 하이 무트마엔은 칸다하르의 탈레반 거점에서 위성전화를 통해 AFP와 회견을 갖고 "우리는 자위를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를 태세가 돼 있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트마엔은 "이제 미국은 분명한 말로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고 있다"면서 이번 공격의 범위가 아프가니스탄에 은신중인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아프리카 주재 미국 대사관 폭파 테러 연루에 대한 보복으로 가해졌던 지난 98년의 아프가니스탄 공습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공격은 매우 강도가 높을 것이다. 지난번에 그들은 단지 빈 라덴의 캠프에 대한 공격만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체제와 정부 전체를 제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탈레반 정권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대사는 "미국이 증거없이 긴급한 보복행동에 나설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만일 그같은 일을 자행한다면 미국 자신이 테러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에프 대사는 이슬라마바드의 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을 봉쇄했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빈 라덴이 이번에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를 저지를 만한 능력이 없다는 내용으로 전날 오마르가 발표한 성명을 영문으로 번역해 낭독했다. (카불.이슬라마바드 AFP.dpa=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