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발생한 전대미문의 미국 테러 참사로 전세계가 분노와 충격으로 휩싸인 가운데 국제 사회는 13일 일제히미국의 군사적 보복에 대한 지원 성명을 발표하고 반(反)테러 세계연합 창설을 논의하는 등 테러 척결 의지를 분명히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이번 비행기 자살테러를 "미친 짓"이라고 단정하면서 "악을 근절하기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연대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군사보복 공격에 동참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범인이 밝혀진다면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가 테러 척결을 위해 군사적 행동 뿐 아니라 필요한 정치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베드린 장관은 "반테러에 참여하는 나라들은 이를 제압하기위한 적절한 수단을 강구해야한다"면서 "군사적 대응도 필요하지만 경찰, 법, 재정 그리고 정치적 수단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도 "미 테러참사 뿐아니라 전세계 상황에 관해서도 논의했다"면서미래의 테러나 극단주의 행동을 막기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결집이 필요하며 따라서 반테러를 논의하기위한 세계기구창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는 특히 이날 공동성명에서 범인들은 법망을피해가지 못할 것이며 나토와 러시아는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면서 국제사회가 반테러 투쟁에 힘을 모으길 요청했다.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의 장쩌민 국가주석도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테러리즘 척결을 위해 미국과 공조해 나갈 것이라며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일본은 미국의 반테러 전쟁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필요한 자원들을 제공할것이라면서 긴밀한 공조를 다짐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영국은 미국 반테러 전쟁에 동참할 군사력이 준비상태에 있으며 어떠한 미국의 군사적 보복 공격도 지지할 것이며 이는 결코 '공수표(空手票)'가 아니라고 말했다. 잭 스트로 영국 내무장관도 이번 미 테러 참사로 수백명의 영국인이 희생됐다면서 정부는 임박한 보복공격에 대비해 군에 경계령를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장 크레티앵 총리도 미국의 군사적 보복에 참여하겠다고 지지를 표명했으나 어떤형태로 참여하게 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뷜렌트 에체비트 총리도 터키가 예전에 유사한 테러공격으로 고통받았을 때 미국이 도와준 것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테러범 응징을 위한 미국의 공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불가리아도 군사 보복을 지원하기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을 지원해온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의 반테러 전쟁에 조건없는 지지를 표명하면서 "국제사회는 테러와 맞서 싸우기위해 단결해야한다"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그러나 어떤 형태의 지원을 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아프가니스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파키스탄의 지원을 요청해왔다. 오사마 빈 라덴을 유력한 용의자라고 밝힌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무샤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협조의사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키스탄 군 대변인 라시드 쿠레시 장군은 웬디 챔벌린 미국 대사가 무샤라프 대통령과 만났으나 파키스탄 정부에 특별한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아랍국가 수반들은 미국이 이번 공격의 진원지에 대해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을 자제해 주길 촉구했다.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미국의 보복은 옳지만 정확한 목표물에 보복이 가해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아흐마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도 미국의 군사공격에 주의를 당부하면서 테러 용의자에 대한 조사가 마친 후 이들을 처벌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적대국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미국이 지금 통치자들에 의해심어진 가시를 수확하고 있다"고 여전히 비난하고 나섰다. (파리.런던.오타와.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