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국에서 발생한 전대미문(前代未聞)의테러 사건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지적했다. 르몽드는 13일자 사설을 통해 이번 참사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인들은 대통령 아래 힘을 모을 것이나 "일단 애도 기간이 지나가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선택, 즉 미국에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갖춘다는 대통령의 유일한 전략적 목표가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신문은 많은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은 이 선택에 대해 경계심을 표해왔으며 진정한 위협은 '불량국가'가 미국 영토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테러범들의 공격이라고 지적해온 사실을 상기시켰다. 비록 이번 사태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훨씬 전부터 준비돼왔을 수도 있겠으나 공화당 정부의 중동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특히 아랍-이슬람 세계에 미국이 부추긴 증오를 문제삼을 것이며 전반적으로 테러범들의 도전과 이에 대한 공동 투쟁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그러나 '고립주의'는 미국의 선택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일로 분명해졌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이 엄청난 테러행위의 희생이 됨으로써 "미국의 '유토피아적 꿈'은 피와 공포속에 산산이 부서졌고 전쟁행위로 미국이 마비됐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의 꿈은 "미국을 국제무대로부터 보호하고 현재 진행중인 '갈등의 법칙들에 개입을 피함으로써 위험에 덜 노출되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을 외면하고 미국에 미사일방어라는 피난처를 제공함으로써 미 영토를 성역화한다는 꿈을 가졌는데 이는 "무시무시한 꿈"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냉전종식이후 아무런 법칙도 통하지 않고 미국이 더이상 독주할 수도 없는 새로운 현실에서 이번 사태는 초(超)강대국이 초테러리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