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이번 테러사건을 한 목소리로 비난하면서 적극적인 대미 지원을 약속했다. 독일과 일본 영국 등 미국의 우방국들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 등도 테러사태에 분노와 응징의 의지를 비췄다. 0...일본 정부는 미국 주요 도시의 상징적 건물을 겨냥해 이뤄진 동시 다발테러 사태와 관련,12일 오전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미국에 긴급 지원팀 파견을 검토키로 했다. 일본은 이례적으로 전 각료가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해외 거주 일본인의 안전 확인과 지원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주일 미군 기지,대사관,총영사관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키로 했다. 또 세계 및 일본 경제 시스템에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고 국제 테러에 대해서는 미국 및 관계국과 힘을 합쳐 대응키로 했다. 일본 정부의 안전보장회의 소집은 지난 99년 3월 북한의 불법 선박 침범 사건이후 처음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테러는 미국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세계와 일본의 경제 시스템에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이번 테러는 극히 비열하고 용서할 수 없는 폭거로 분노를 느낀다"며 "미국을 강력히 지지하며 필요한 협력과 구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0... 중국인들은 세계 정치 경제의 중심지인 워싱턴과 뉴욕이 재앙적인 테러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어떠한 형태의 폭력 테러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은 특히 이번 사건으로 미국 경기침체가 장기화,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대(對)미국 수출 감소에 따른 경제 피해를 막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12일 새벽 외교부 명의의 긴급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 공격은 세계 평화 및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는 야만적 행위"라며 "중국 정부는 일관되게 모든 종류의 테러와 폭력을 비난하고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이날 새벽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문을 보내 "나는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깊은 연민의 정을 표시하고,또 미국 정부와 시민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장 주석은 미국 내 중국기관 근무자,중국인 학생,해외 화교,홍콩 마카오 대만 동포들의 안전 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0...아시아와 유럽 경제장관들은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지도 모르는 테러리즘에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다짐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SEM(아시아 유럽회의) 경제장관회의에 이어 12일 오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유럽연합(EU) 연석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은 회의에 앞서 발표한 "국제 테러에 대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 중심부를 강타한 사상 초유의 테러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며 ASEM국가들은 어떤한 테러의 위협에도 굴복하지 말고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장국인 베트남의 부 콴 통상장관이 낭독한 이 공동성명에서 아세안 경제장관들과 파스칼 라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 정부와 테러에 희생당한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히고 "각국은 테러리즘이 어떤한 성공도 거둘 수 없다는 것을 공동노력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미 집행위원은 별도의 연설을 통해 "EU의 각 회원국 경제장관들은 미국내 통상파트너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미국과 피해자들을 돕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0...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11일 오후 9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미국,유럽,캐나다 등을 회원국으로 둔 대서양 양안의 최대 군사동맹기구인 나토는 조지 로버트슨 사무총장 명의로 나토 주재 회원국 대사들의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구체적인 회의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에 대한 대규모 동시다발적 테러발생과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는 나토는 이날 오후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이 테러로 붕괴하자 핵심 관계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원부서 직원들을 퇴근시키고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또 유럽 전역에 주둔 중인 미국 군대도 군인과 군속의 안전 강화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고도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도쿄.베이징.파리=양승득.한우덕.강혜구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