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행기를 납치 감행한 동시다발 테러 사건 이후 미국 전역 1만5천개 공항은 최소한 12일 정오(현지시간)까지 폐쇄되고 비행기의 이.착륙도 전면 금지될 것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사건 직후 평일 오전 기준 통상 4천대의 비행기가 오가는 미 영공 상에서 비행기의 운항을 전면 취소했으며 비행중인 비행기들은 즉각 착륙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국행 비행기는 항로를 변경, 다른 공항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중 일부는 캐나다로 방향을 돌렸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도 이미 캐나다 영공으로 들어선 비행기와 인도적 목적의 비행기를 제외한 모든 비행기에 대해 캐나다 공항의 이.착륙을 금지했다. 테러에 비행기가 직접 이용당하는 사고를 당한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은 사고 후 전세계에서 자사 비행기의 취항을 중단했다. 유럽항공사중 브리티시항공은 사고 당일인 11일 내내 미국행 비행기와 미국발 비행기의 운항을 모두 취소했고 이미 이륙한 비행기들은 영국으로 회항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와 함께 영국과 벨기에 정부는 테러의 위험을 우려, 모든 비행기에 대해 수도 런던과 브뤼셀 상공에서 비행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이밖에 독일, 스페인, 프랑스 정부 등도 미국행 항공기의 이륙을 전면 금지했다. 독일 루프트한자와 스페인 이베리아항공은 테러 사건 전에 이미 이륙한 항공기에 대해서는 본국으로 회항하거나 캐나다 공항 착륙을 지시했다. 에어프랑스는 7편의 운항일정을 취소하고, 다른 7편에 대해서는 회항지시를 내렸다.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에서는 12일 이륙예정이었던 354편의 국제비행편중 약 절반 가량이 운항 취소됐다. 다이앤 스피탤리어 미 FAA 대변인은 "이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면서 "미국의 항공체제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각국 공항은 갑작스런 운항 취소와 보안검색 강화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또 항공여행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부쩍 커지면서 런던 증시에서는 브리티시항공, BAA, 이지제트 등 항공사 및 여행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브리티시항공은 21%, 루프트한자는 17%, 에어프랑스는 16%씩 각각 주가가 떨어졌다. 관광업계도 미국을 찾는 관광객과 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 서울상을 짓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