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테러 직후 국제유가가폭등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26.14달러로 전날에 비해 1.29달러나 올랐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우리나라 원유도입량의 70%가 넘는 유종으로 26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6월12일 26.30달러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선물은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장중에 배럴당 3.50달러까지 올라 한때 거래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전날보다 1.61달러 오른 29.0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27.52달러에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의 경우 무역센터(WTC) 인근에위치한 뉴욕상품거래소(NYMEX)가 폐쇄되는 바람에 현물거래가 중단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로드리게스 사무총장은 런던시장의 유가가 폭등하자 국제적인 수급안정을 위해 OPEC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미국이 보복공격에나서지 말도록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OPEC의 이런 태도로 볼 때 공급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추이에 따라 유가가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점에대해서는 이견을 달지 않는 모습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테러의 배후. 실제 이날 시장에서는 직감적으로 배후를 중동지역으로 지목하는 분위기가 많았으며 이같은 분위기가 유가를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테러의 배후가 중동국가 또는 이 지역 테러집단으로 밝혀져미국이 군사작전에 돌입할 경우 적지 않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도 유가폭등 가능성을 감안해 석유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피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테러집단이 석유생산시설을 장악하는 상황이 올 경우공급 차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석유공사 이준범 박사는 "중동국가 일부의 경우 사회적, 정치적으로 취약하기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게 6개월마다 유엔과의 협상을 통해 석유수출을 하고있는 이라크의 태도도 공급 측면에서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라크는 이미 지난 6월 1개월간 수출을 중단하면서 유가상승을 부추긴 바 있다. 투기자금의 이동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갈 곳 잃은 투기자금이 IPE 등 석유시장으로 대거 몰려들 경우 유가를 끌어올릴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시장 관계자는 "OPEC가 공급조절을 워낙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는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면서 "약세 요인으로 세계경기 침체의 장기화 문제가 있지만 이번 사건의 전개에 따라 강세 요인이 더 많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