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워싱턴, 피츠버그 등지에서 미국 사상최악의 동시다발적 테러 공격이 발생한 가운데 미국 정가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MSNBC가 11일 보도했다. MSNBC 방송은 미국이 그 속성과 정밀도면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으며 배후 역시 알려지지 않은 이번 공격으로 (대응책과 관련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소개한뒤, 미국 고위 간부들은 현재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리는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의미"라고 강조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방송은 이와 함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미공군사령부(NORAD)를 포함한 전세계 자국군 사령부들에 최고 경계령을 발동하는 한편, 그가 탑승한 공군 1호기가 핵전쟁을 통괄하는 전략공군사령부가 위치한 네브래스카에 잠시 기착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또 이번 공격들로 미국 관리들이 사실상 전시에 준하는 보안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미국내 주요 도시 상공에는 군 요격기들이 민항기들을 대체했으며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디즈니 테마파크, 시카고의 시어즈 타워 등 대형 건물들은 모두 소개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많은 관리들은 "우리는 진주만 공습 이후 겪어보지 못했던 공격을 당했다"는 대서양함대 사령관 로버트 J.내터 제독의 평가를 되뇌고 있으며, 내터 제독은 테러 직후 뉴욕과 워싱턴 해역에 항공모함을 급파하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MSNBC는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이번 테러의 배후에 대한 공식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테러 전문가들을 포함한 고위 간부들은 이번 공격이 테러조직인 `알 퀘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의 소행이라는 데 의심을 품지않고 있다고 전한뒤, "빈 라덴 외에는 이같은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고위 정보 관리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MSNBC는 이어 미국이 이번 공격에 대해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전술핵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보복 공습 ▲지난 1990년의 걸프전쟁과 같은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무력 침공 ▲특수부대를 통한 빈 라덴 제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는 파키스탄과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한 외교적 압력을 통한 빈라덴 법정 인도 유도 등 크게 4가지 대응방안을 취할 수 있다고 소개한뒤, 그러나 어느 것도 쉬운 방안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 98년 아프리카 주재 자국 대사관에 대한 폭탄테러의 배후로 빈 라덴을 지목해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한 적이 있으나 아랍권의 반발만 불러온채 빈 라덴의 신상에는 전혀 해를 끼치지 못했다. 이번에도 명백한 증거가 백일하에 드러나지 않는한 아랍권에서 상당한 동조자를 확보하고 있는 빈 라덴과 그를 보호중인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경우 범이슬람 세계와의 전면적 충돌양상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며 이를 감안한다면 미국이 섣불리 무력대응에 나서기가 쉽지만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