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이후 미국에 대한 최대의 공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11일의 동시 다발테러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있는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 아라비아 부호 출신의 회교근본주의자로 스스로 '미국의 적'임을 자칭하는 인물이다. 빈 라덴은 지난 98년 발생한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미국의 추적을 받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보호 아래 여전히 반미활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연약해 보이는 용모와는 달리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에 항거했던 이슬람저항운동의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빈 라덴은 미국의 모든 것을 혐오한다는 사실을공개적으로 표방, 그동안 미국에 대한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용의선상에 이름이 올랐다. 미국은 지난해 예멘에서 발생한 미 군함 콜호(號) 폭탄테러사건과 미수로 그친올해 인도 뉴델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폭탄테러 시도의 배후인물로 지목, 검거를 위한 노력을 벌였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57년 리야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빈 라덴은 제다에서 수학하던 16세때부터 몇몇 회교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으며 학교를 마친 후 상속받은건설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종교적 신념에 이끌려 몇년 후 사우디를 떠나야 했다. 79년 빈 라덴이 처음 간 곳은 구소련의 침공을 받은 아프가니스탄. 그는 그곳에서 '수천명'의 아랍 의용군을 무장시키는 데 자신이 갖고 있던 상당한 돈을 썼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에 밝힌 바 있다. 그후 8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자 사우디로 돌아왔으나 사업가로서 정착하지 못했고 94년에는 이집트와 알제리의 과격 회교단체들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여권까지 압수당했다. 빈 라덴은 여권을 되돌려받자마자 수단으로 옮겨 건설업을 재개했으나 이번에는미정보당국으로부터 테러단체에 자금 및 훈련캠프 설치를 지원한다는 의심을 받고결국에는 미국과 유엔의 압력에 굴복한 수단으로부터 추방당했다. 그가 아프가니스탄으로 되돌아간 경로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일부는 한때 예멘에 체류했다고 말하고 다른 일부는 사우디에서 신분을 위장해 거주했다고도 말한다.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다는 사실도 그 자신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 시작해서야 확인됐다. 그는 96년과 98년 사이 사우디와 그밖의 '성지'에 있는 미국의 존재들에 대해지하드를 다짐하는 3차례의 회교교령을 발표했다. 빈 라덴은 모든 회교도들에게 언제든 할 수만 있다면 미국의 군인과 민간인들을살해하라고 촉구했고 지난 97년에는 미 ABC TV와의 회견에서 미국인들에게 사우디를떠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