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인들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다. 중국 학계 일부에서는 중국을 크게 4곳으로 나눠 지역별 경영인 특색을 비교한다. 중국 기업인의 '4대 문파'인 셈이다. 우선 산둥(山東)성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제노(齊魯)파. 공자의 고향인 산둥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심이 높고 포용력이 크다. 외국의 선진 경영스타일과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이다. 이 지역에 자리잡은 가전업체인 하이얼(海爾)의 장루이민(張瑞敏)사장과 세계적 맥주회사인 칭다오(靑島)맥주의 리구이룽(李桂榮)이사장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장 사장은 "하이얼은 바다와 같은 기업"이라며 "바다는 모든 것을 용납하는 아량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둘째, 광둥(廣東)지역의 영남(嶺南)파. 고대 '해상 비단길'의 출발점이었던 이 지역은 기업들의 외양이 풍성하고 내용도 알차다. 실질적인 면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면서도 개방성과 현대적 감각을 갖췄다. 종합가전업체인 TCL의 리둥성(李東生)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가장 세련된 제품을 가장 싸게 공급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셋째,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한 연조(燕趙)파. 북방 이민족의 침입 위협에 노출돼 있던 이 지역 주민들은 내일을 대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 지역 경영자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는 성향을 길렀다. 롄샹(聯想)의 류촨즈(柳傳志) 고문, 베이다팡정(北大方正)의 장자오둥(張兆東) 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류 고문이 양위안칭(楊元慶) 궈웨이(郭爲) 등 후계자를 양성, 사업의 영속성을 키운게 이같은 성향을 대변하고 있다. 넷째, 쓰촨(四川)지역 서촉(西蜀)파. 다른 유형에 비해 가장 불리한 지정학적 특성을 가졌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항상 과감하게 문제를 돌파해 나간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업체인 창훙(長虹)의 니룬펑(倪潤峰) 사장은 가전업계의 가격파괴를 주도하며 다른 업체를 막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