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청은 그동안 외부의 대규모 침략저지를 목표로 삼았던 방위계획의 기본개념을 게릴라 침투 등에 대한 긴급 대응능력 향상 쪽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아사히(朝日) 신문이 3일 보도했다. 방위청은 지금까지 냉전시기의 방위개념에 따라 외세의 대규모 침략을 저지하는데 자위대의 역할을 부여해 왔으나, 앞으로는 게릴라와 수상한 선박의 침투에 대비한 '영역(領域)경비' 등 긴급대응 쪽에 무게를 싣기로 했다. 또 방위청은 지진 등 자연재해와 원자력 발전소 사고 등 특수재해에 대처할 수 있는 자위대의 능력을 키워나가는데 중기 방위력 정비의 목표를 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방위청은 그간 옛 소련의 위협을 의식해 '북방중시'형으로 유지해 왔던 자위대의 부대배치를 중국을 염두에 둔 '남방중시'형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일본은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이 전년대비 17% 증가한 반면 극동 러시아군의 지상병력은 냉전 말기에 비해 4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자위대의 지역적 무게중심을 오키나와 등 남쪽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위청은 ▲자위대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및 긴급구조활동 중시 ▲재일미군기지의 정리 및 통합 등도 새로운 방위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방위청은 이달말 '방위력 검토회의'를 설치, 오는 2005년까지 이런 내용을 담은 새로운 방위계획을 완성할 계획이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