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독립운동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55)는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초대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구스마오는 이날 딜리 체육관을 가득 메운 1천여명의 지지자 앞에서 정치권의 요청을 받아들여 대통령 후보지명 수락을 대내외에 천명한다면서 정치권이 약속대로 오는 30일 열릴 총선 결과를 수용한다면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구스마오는 아직도 자신이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국민단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정치지도자들의 설득에 굴복,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5년 간 자신을 짓눌러온 책임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었으며 독립 후 농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는 말로 그동안 대선 후보직을 고사해온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3월 유엔 과도통치체제에서 의회 격인 민족평의회 의장직을 사임한 구스마오는 그동안 어떠한 정치적 야망도 없다며 대통령 불출마 의사를 밝혀왔다. '동티모르의 넬슨 만델라'라고 불리는 구스마오는 인도네시아가 지난 75년 동티모르를 침공해 합병시켰을 때부터 팔린틸 게릴라를 이끌어온 독립운동가로 지난 92년 11월 인도네시아 당국에 투옥됐으며 동티모르가 독립한 지난 99년 9월에야 자유의 몸이 됐다. 지난 46년 6월20일 동티모르 마나투토에서 태어난 그는 9남매 중 2남으로 딜리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제수이트교 신학교에서 4년을 보낸 뒤 당시 식민통치를 하던 포르투갈 군대에서 3년을 복무했다. (딜리 AFP.AP=연합뉴스) kp@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