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케손시에서 18일 새벽 발생한 매너호텔 화재로 인한 희생자들은 모두 필리핀인 것으로 확인됐다. 케손시의 펠리시아노 벨몬테 시장은 19일 새벽 현재(한국시간) 확인된 희생자는 모두 75명이며 이들은 모두 필리핀인이라고 밝혔다. 벨몬테시장은 사망자중 62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13명은 병원으로 옮겨 숨졌다고 말하고 부상자중 57명은 3도이상의 화상을 입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새벽 현재 사망자들의 신원은 37명이 확인되고 절반이 넘는 38명이 아직도 확인중에 있다. 희생자들의 유해는 모두 캠프 카링갈에 안치됐으며, 부상자들은 케손시의 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현장을 방문해 사태수습을 지켜보았다. 한편 경찰은 이날 화재가 3층 가라오케바에서 발생했으며 화재원인은 아직 조사중이나 냉방시스템의 과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불은 때맞춰 내린 폭우로 2시간만에 진화됐으나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연기에 질식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는 필리핀에서는 지난 96년 3월 160명의 청소년들을 숨지게 한 마닐라 디스코텍 화재 이후 가장 큰 화재로 꼽히고 있다. 6층건물의 낡은 중하급 호텔인 이 호텔은 화재경보기가 없고 비상구가 잠겨있는데다 비상등마저 없어 피해가 컸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0년대 이후 국제적으로 가장 큰 호텔화재는 97명의 사망자를 낸 86년 1월 푸에르토리코 듀폰플라자호텔 사고였으며, 97년 7월 태국 파타야의 로열좀티엔호텔 화재가 91명의 희생자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번 매너호텔 화재 당시 투숙객은 모두 172명이었으며, 이들중 169명이 에반젤리스트교회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