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운전 중 휴대폰 통화를 금지하면서 핸즈프리 장치를 이용한 통화는 허용하는 추세에 있으나 이 장치가 운전자의 주의력분산을 줄이는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유타대학 연구팀은 월간 '인주리 인사이트'(Injury Insights) 최신호(8-9월호)에서 운전 중 휴대폰을 이용할 때의 반응속도가 라디오를 듣거나 주파수를 조정할 때보다 현저히 늦어지며 핸즈프리 장치를 이용한다해도 늦은 반응속도에는 별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혔다. 연구팀은 총 64명을 대상으로 적색신호 정지와 돌발상황 브레이크 작동 등의 교통상황을 설정하고 라디오-녹음테이프 청취나 주파수 변경, 차량안에서의 대화, 휴대폰 통화, 핸즈프리를 이용한 휴대폰 통화 등을 할 때의 반응속도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운전자가 휴대폰을 이용할 때는 라디오를 청취할 때보다 교통신호에 대한 반응속도가 크게 늦어졌으며, 교통신호를 아예 무시하고 통과하는 사례가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핸즈프리 장치 이용과 그렇지 않을 때의 휴대폰 통화 사이에는 반응속도에의미있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휴대폰 통화가 운전자의 주의력을 뺏는 것은 휴대폰을 들고있거나 장치를 조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통화 그 자체에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유타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들어 교통당국이 핸즈프리 장치를 이용한 휴대폰 통화를 허용하는 것은 운전자의 주의력 분산을 예방하려는 휴대폰 통화금지의원래 취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뉴욕주가 최초로 운전 중 휴대폰 통화를 금지하면서 핸즈프리 장치를 이용한 통화는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제정해 올 연말부터 시행할 예정이며다른 주들도 이를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주리 인사이트'를 발행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미안전협의회(NSC)의 앨런 맥밀런 회장은 "유타대 연구팀의 실험결과가 국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논쟁에 새로운자료를 제시하는 것으로 운전자의 제1의 의무는 차량을 운전하는 것이란 점을 다시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미국에는 1억2천만대의 휴대폰이 보급돼있으며 운전자 중 75% 가까이가 운전 중에 휴대폰 통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