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주민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9일 예루살렘 중심가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해 최소한15명이 숨진데 맞서 이스라엘이 보복공격을 단행, 양측간 유혈사태가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지하드와 하마스는 추가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강력한" 보복공격을 다짐하고 나서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전투기들을 동원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있는 팔레스타인 경찰 본부를 폭격했다고 현지 TV방송이 보도했다. ◇사건개요 및 피해상황 = 이슬람 무장단체의 한 요원은 이날 가방에 자살폭탄을 숨긴 채 예루살렘 번화가의 스바로 피자가게에 들어와 오후 2시(현지시간)께 이를 터뜨렸다. 이 사고로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민 일가족 5명과 외국인 2명 등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88명이 부상했다. 언론들은 어린이 사망자가 6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사망자수가 15명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이스라엘 관리들은 18명이라고 말했으나 부상자 가운데 중태가 많아 사망자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사망자 가운데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온 정착민 부부와 세 자녀 등 일가족 5명이포함됐으며 브라질 관광객 기오라 발라치(60)과 미국인 관광객 주디스 그린봄(31.여)등 외국인도 2명이 희생됐다고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방송이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사고 당시 피자 가게 내부가 점심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붐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폭탄은 피자가게 내부를 완전히 파괴해 창문이 날아가고 의자와 테이블이 밖으로 튕겨나갈 정도로 정도로 강력했다. 인근 도로는 폭발의 영향으로 깨진 상점 유리조각으로 뒤덮였다. 특피 피자가게에는 불타버린 메뉴판과 음식물 찌꺼기, 의자파편과 유리조각, 희생자들이 흘린 피 등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사건 발생 당시의 참상을 보여줬다. ◇이스라엘 대응 = 이스라엘은 테러가 발생하자 마자 곧바로 비상각의를 소집해강력한 대응을 천명했으며, 곧바로 전투기를 동원해 라말라흐에 있는 팔레스타인 경찰 본부를 폭격하고 나섰다. 이 폭격은 아리엘 샤론 총리와 비냐민 벤-엘리저 국방장관,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 등이 군 수뇌부 회의에 이어 긴급회의를 갖고 팔레스타인 공격목표를 검토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비상각의는 이날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충분한" 무장 대응을 다짐했으며,팔레스탄 공격을 허용키로 결정했다고 일간 하아레츠지가 온라인 뉴스로 전했다. ◇팔레스타인 주장 = 지하드와 또다른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저마다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마자 지하드는 AP통신 베이루트 지국에 팩스를 보내 "이스라엘측의 비열한 암살 행위에 보복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이자 지하드 요원인 후세인오마르 아부 나세흐(23)가 오후 2시께 테러를 감행했다"며 "또다른 자살폭탄테러가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또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도 지난주 발생한 이스라엘의 헬리콥터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제딘 알-마스리(23) 요원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주장하면서 "피자 가게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자살폭탄테러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미국에 대해 이스라엘이 자극하지않도록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레바논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이번 사건을 기뻐하면서 폭죽놀이를 즐겼다. ◇국제사회 반응 = 국제사회는 즉각 팔레스타인측을 비난하면서도 유혈사태 확산을 우려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 테러를 강력히 개탄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에 대해 "테러행위를 반드시 규탄하고 범인을 체포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콜린 파월 미 국방장관은 즉각 아라파트 수반에게 정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했으며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프랑스와 독일, 스웨덴, 덴마크, 터키 등 유럽국들도 폭탄테러를 강력 비난했으며, 러시아 외무부는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돼 유감스럽다"며 "양측은 미첼보고서의평화안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요르단은 미국의 개입을 촉구했으며, 시리아는 미국에 대해 이스라엘의 무모한점령지 정책을 중단시키라고 주장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시민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과 인권법을 위반하는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모든 관계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발휘해 유혈사태의 악순환을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런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며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이집트는 폭력을 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정책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으며아랍연맹은 국제사회의 무능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밖의 국지적 폭력사태 = 자살 폭탄테러와는 별도로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툴카렘시 인근에서는 이스라엘 병사 1명이 팔레스타인 저격수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안 관계자들은 저격 사건 이후 이스라엘 탱크들이 툴카렘시의 팔레스타인 초소에 대해 공격을 가해 아라파트 수반의 최정예 경호부대인 `포스 17'대원 2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동차를 타고가던 이스라엘 여자 1명(19)이 팔레스타인 매목조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동승한 3명은 부상했다고 경찰이 말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지정부는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을 우려, 이날 오후 서안과 가자지구 공공건물에 있는 주민과 관리들을 모두 대피시켰다. (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