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취임 첫해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가장 긴 기간인 "31일"휴가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4일 백악관을 떠나 자신의 목장인 텍사스주 크로퍼드의 "프레이리 채플"에 도착했다. 부시는 이곳에서 노동절 연휴가 끝나는 9월3일까지 꼬박 쉴 계획이다. 이 기간동안 프레이리 채플은 핵미사일 통제 장치를 비롯한 첨단 통신시설이 갖춰져 "여름 임시 백악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여름휴가를 한달 가까이 보내는 것은 부시가 처음은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은 28일,리처드 닉슨은 30일을 쉬었다. 그래도 여론이 곱지만은 않다. 미국인들의 연간 평균 휴가기간이 13일인 데 비해 대통령이 쉬어도 너무 쉬는 게 아니냐는 것. 부시 본인도 이런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최근 연설에서 "목장에 가서 일하며 쉴 틈을 가질 것"이라며 "대통령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을 떠나 지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참모들도 목장에서 마냥 노는 게 아닌 "일하는 휴가"라고 강조한다. 국가 안보 등 주요 업무는 계속 챙기고 자원봉사 활동이나 인근 주의 행사에도 틈틈이 참여할 계획이라는 것. 때마침 워싱턴 정가도 사실상 휴가에 들어간다. 상.하원 모두 한달동안 휴회되고 딕 체니 부통령도 이 기간에 고향인 와이오밍주에서 머물 예정이다. 프레이리 채플은 부시가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는 곳. 이번 휴가까지 취임 이후 일곱번째 방문이다. 세상을 뒤흔들 큰 이슈가 터지지 않은 한 부시는 이곳에서 미국 대통령의 최장기 휴가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