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10월과 11월 두 나라 정상회담에 앞서 미사일 방어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벌여나가기로 하고 구체적인 협의 일정에 합의했다고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26일 밝혔다. 루샤일로 서기는 이날 크렘린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과 회담한뒤 공동으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라이스 보좌관과 ▲전략적안정화 문제 ▲공격용무기와 방어용 무기간 균형 등 두가지 분야로 회담이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두 나라는 이미 전문가 협의에 들어갈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협의 작업은 많은 시간과 신중하고 깊이있는 전문가적 접근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의 협의작업이 완료되면 양국 대통령이 이를 평가하게되며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면 입법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라이스 보좌관을 잠깐 접견했다고 소개한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러시아의 국가안보 이해관계가 반드시 준수돼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0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와 오는 11월 푸틴의 미국 방문을 통해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류샤일로 서기는 소개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과 이에 연관된 다른 협정들, 즉 냉전의 시기는 뒤로 남겨져야만 한다"고 강조하고, 전략적 안정화 문제 등과 관련해 "수개월내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특히 "미국 대통령이 빠른 시일내에 ABM 협정의 운명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지만 아직 이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와 전략적 안정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방안을 합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안보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ABM 협정은 이같은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녀는 오는 10월과 11월 두나라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8월중 관련된 1차 결론들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하고, "러시아 국가안보 이해관계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지적은 부시 대통령이 밝힌 미국 및 동맹국들의 이해관계 발언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미국이 빠른 시일내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및 아시아내 동맹국과 협의를 벌여나가는 것은 물론 자국 의회내에서도 이를 의제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2008년까지 보유 핵탄두를 각각 1천500기로 감축하자는 러시아측 제안과 관련, "부시 대통령이 이미 안보 보장 수준을 최소한으로 유지해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이 제안을 논의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치 않았다. 그녀는 이밖에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안정화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통상 협력을 포함한 전체적인 미-러 관계에 연관된 엄청난 작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면서 "미-러 협력관계의 전체적인 개조가 불가피하며 전략적 안정화는 전체적인 그림의 한 부분일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번 방문중 "오는 10월과 11월 미-러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상황이 논의될 수 있었다"면서 방문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