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막된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장인 제노바 두칼레 궁 부근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시위대 1명이 숨지고 200명이 부상하는 유혈충돌이 발생,정상회담이 충격과 혼란속에 빠졌다. 반세계화 시위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런 성격의 시위가 본격화하기시작한 지난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회담 반대시위 이래 처음이어서 충격은 더했다. 특히 시위대와 경찰의 유혈 충돌로 다시 한번 전쟁터를 방불케한 국제회의가 전세계 부국의 모임인 서방선진 7개국 정상들이 함께한 자리여서 그 상징적 의미나 여파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G8 정상들은 시위대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냈으며조지 W.부시 미 대통령,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을 비롯해 몇몇 정상들은 개별적으로 이번 사태를 `비극'으로 논평하며 충격을 표시했다. 회담 주최국인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경찰수뇌부와 긴급 회의를 가진데 이어 "빈곤 퇴치 등 G8의 노력과 반대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경찰의 발포로 사망한 사람이 로마 출신의 카를로 줄리아니(23)라고 밝히고 경찰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일부 취재진들은 경찰과 유혈 충돌을 벌인 시위대가 정상회담장 부근에서 항의 행진을 벌이던 반세계화 단체 소속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정상회담에 맞춰 제노바로 온 일단의 무정부주의자 일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위를 주도한 단체 지도부는 즉각 경찰을 `살인자 집단'이라고 맹렬히비난하면서 반세계화 운동에 흠집을 내기 위해 경찰이 도발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소강국면에 접어든 후 일부 시위대는 공원에서 붉은 색 꽃을 꺾어와 사망자가 쓰러져 핏자욱이 남아있는 지점에 임시 추모 장소를 마련,꽃을 놓고 애도를표했으며 일부는 `메이드 인 G8(Made in G8)'이라고 쓴 쪽지를 남겼다. 회담이 개막된지 수시간 만에 발생한 이 사건은 G8 정상이 이날 발표한 에이즈기금 창설,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공동 성명 내용을 무색케한데다 미사일 방어계획과 기후협약 등으로 순탄치 않을 앞으로 회담 전망을 어둡게하고있다. 게다가 정상들에게는 차기 정상회담 개최시 폭력사태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하는숙제를 안게주게됐다. 일각에서는 정상회담을 비롯한 국제회의가 열릴때마다 반세계화 시위가 격렬히벌어지는 가운데 사실상 `요새'가 되다시피하는 회담장에서 과연 의미있는 회의를진행할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서 열릴 차기 정상회담은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를 피해 수도오타와 대신 반프 등 중소 휴양 도시에서 개최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차기회담 개최국인 캐나다의 장 크레티엥 총리는 아직 회담장소를 발표할 준비가 안됐다면서 "각국 지도자들이 정상회담의 본질에 대한 관심이 희석되고있는데 대해 실망감을 표시하고있다"고 밝히고 차기 회담은 시위로 방해를 받지않을 것이며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노바 AFP.AP.dpa=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