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방문중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일본 외상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을 지지하고, 미국을 제외한 상태에서 일본 정부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빚고 있다. 다나카 외상은 지난 16일 체코에서 가진 텔레비전 방송회견에서 미국이 미사일요격실험에 성공한데 대해 "세계적으로 핵무기 확산이 우려되는 국가가 41개국에 달한다"면서 "일본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 계획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다나카 외상의 이런 언급은 그간 일본 정부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 추진을 이해한다'는 공식 입장과 다른 것이다. 또 다나카 외상은 지구온난화 방지협약인 교토의정서 비준문제와 관련, "미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목표는 교토의정서의 2002년 발효이지만 미국이 참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이 교토의정서 비준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편을 드는 다나카 외상의 이런 발언은 유럽측으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자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특히 다나카 외상의 발언이 이번주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리는 G8(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져나옴으로써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정부 등은 다나카 외상의 미사일 관련 발언에 대해 진위 여부를 일본 외무성에 물어오는 등 논란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