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마케팅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내로라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추격전 장면이나 무지막지한 충돌로 인해 차체가 사정없이 일그러지는 장면에 자사 자동차 모델을 내보이는 것을 꺼리지 않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올 여름 자사의 인기 스포츠카 머스탱이 으스러지는 장면이 나오는 액션스타 스티브 매퀸의 옛 영화 "불릿"(Bullitt)에서 이름을 도용한 "불릿 머스탱"이란 모델을 선보인다. 폴크스바겐도 자사의 아우디 모델이 산산조각 나는 모습을 담고 싶어하는 영화 제작자들을 더이상 저지하지 않을 방침이다. BMW 그룹도 그 멋진 자동차를 깨고 부수는 것은 물론 아예 폭발시키는 광경을 담아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제작진에 귀띔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미지 파괴"는 안전성을 강조해온 자동차 업계로선 가히 파격적인 일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그동안 영화나 광고에서 자사의 차 모델이 망가지는 모습이 나오는 것을 가능한한 회피해 온게 사실이다. 실제로 자동차 광고에서 차가 손상되는 장면은 안전테스트 장면이 나올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금기는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했던 톰 크루즈 주연의 히트 영화 "미션 임파서블2"는 이러한 "마케팅 혁신"의 좋은 예다. 영화에서는 늘씬한 아우디가 완전히 박살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오히려 미국내 아우디 판매에 엄청난 보탬이 됐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