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13일의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앞두고 차분한 가운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0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최 유치를 신청했다가 시드니에 패해 실패했는데 지나치게 자신감을 갖고 있다가 유치하지 못 했다는 비난을 당시에 받았다. 모든 거리에는 당시에 깃발이 넘쳐 흘러 중국이 마치 올림픽 개최 도시가 된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번에도 지난 수개월간 비슷한 느낌을 주었으나 최근 수일간 분위기가 차분하게 변했다. IOC가 중국시간으로 13일 밤 늦게 개최지 결정을 발표하기에 앞서 중국 관영 언론은 평소와 달리 이상할 정도로 침착함과 조용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림픽유치단의 모스크바 활동도 감정적 보도가 없이 극히 사실 위주로 전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중국 관영 언론이 평소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걸핏하면 흥분하기좋아하는 것과 아주 대조적이다. 이는 또 최근 수개월간 중국 전국에 걸쳐 올림픽유치 캠페인이 벌어졌던 것과도 아주 다르다. 거리에 엄청나게 많았던 '새로운 베이징, 위대한 올림픽' 등 포스터들과 각종선전 시설물들도 좀 줄어들었다. 베이징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 류치(劉淇) 베이징시장도 모스크바로 떠나면서"우리는 중국인들이 올림픽 유치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유치단이 도착한 후에도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이 개최지로 결정될 가능성이있다는 정도로만 보도하고 있으며 국민들을 흥분시키는 기사들은 송고하지 않고 있다. 9일자 신문들은 대부분 모스크바 유치 활동을 1면 톱으로 키우지 않았다. 관변에서는 이처럼 차분함과 낙관속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유치 실패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민들은 개최지 결정 카운트 다운을 다소 흥분한 가운데 지켜보고 있다. 20대의 빌딩 보안요원 장펑은 "당연히 베이징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이기기를희망하고 있고, 나도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은 그러나 개최지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인권문제로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가비난받고 있다든지 하는 문제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IOC의 베이징에 대한 평가가 아주 좋다는 것만을 보도해 왔기때문에 다른 도시들의 개최 신청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명동격인 왕푸징(王府井)에서 자전거를 파는 30대의 장산은 금요일앞에는 TV만 지켜보겠다면서 승리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국제인권기구들은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하루에 100통에 이르는 중국의 인권상태를 비난하는 e-메일을 IOC 위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미국이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고 있으며 미국 언론도 베이징이 개최지로 결정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도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대만 양안간 긴장 완화 ▲대륙에서의 상업적 기회의 증대 ▲체육교류의 활기 등 이유를 들며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다. 베이징 교외에 사는 40대의 양팡은 "올림픽 유치는 베이징뿐만 아니고 전 중국에 좋은 일이다. 세계가 중국을 이해하도록 하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50대의 리우잉은 "베이징이 올림픽을 개최하면 역사적인 사건이다. 심각한 공기오염과 물부족 등이 큰 문제이지만 우리가 올림픽 개최하는 것을 막는 충분한 이유들은 못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