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전 방첩요원 로버트핸슨(57)은 6일 약 20년에 걸쳐 모스크바측에 비밀정보를 팔아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측의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핸슨은 앞서 유죄답변 거래를 통해 자신에 대한 사형구형을 하지 않는다는 검찰측의 합의를 얻어낸 후 이날 수도 워싱턴 근교인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연방지방법원에 출두, 자신에 대한 15개의 간첩 및 공모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 여부를묻는 판사의 질문에 "유죄"라고 답변했다. 사건을 담당한 클로드 힐튼 판사는 이날 핸슨에 대한 형량을 선고하지 않았는데변호인측은 내년 1월11일 선고공판을 열 것을 재판부가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래리 톰슨 법무부 부장관은 재판이 끝난 후 정부로서는 핸슨과의 유죄답변 거래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지만 핸슨이 자신의 간첩활동에 대해 진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이 거래가 국가에 이익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톰슨 부장관은 "핸슨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에서 국가의 신뢰를 배신했다"면서 그는 유죄답변 거래의 합의에 따라 연방 교도소에서 "가석방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핸슨측의 플레이토 커체리스 변호사는 힐튼 판사에게 핸슨이 지난 1979년 이후 20년동안 모스크바를 위해 꾸준히 간첩활동을 한 것은 아니며 1999년 간첩활동을 재개했으나 체포될 것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25년간 FBI의 방첩분야에서 근무했던 핸슨은 옛 소련과 러시아를 위해 간첩활동을 하는 동안 모스크바측에 이중간첩의 명단을 제공하고 위성, 조기경보체제, 무기및 국방계획과 미국의 첩보수집 방법 등에 관한 기밀을 건네주고 140만 달러 상당의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18일 핸슨이 체포된 것을 계기로 FBI내에서는 모든 직원의 거짓말 탐지기 시험을 포함한 보안점검이 강화됐으며 미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서도 각각 50명의 외교관을 추방하는 외교전이 벌어졌다. 커체리스 변호사는 이날 법정 밖에서 기자들에게 핸슨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마음을 바꿨으며 FBI에 자신의 간첩활동 내용과 방법 등을 밝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핸슨의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은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의 가족은 유죄답변 거래 합의에 따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과 자동차를 그대로 소유하고 핸슨이 해고됐음에도 불구하고 FBI의 연금을 받게 된다. 또한 핸슨은 FBI의 사전 허락을 받지 않고서는 저술, 영화촬영 또는 작가 및 언론기관과의 인터뷰를 포함한 다큐멘터리의 제작 및 이에 대한 협력을 할 수 없으며만일 그 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할 경우 정부에 귀속시키도록 검찰측과 합의했다. 커체리스 변호사는 이러한 유죄답변 거래 합의가 정부로 하여금 핸슨의 간첩활동전모와 그 여파를 평가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 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