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은 내년 전당대회에서 5년만에 당헌을 개정해 장쩌민(江澤民)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이론들을 사상 처음으로 당헌에포함시키고, 민간기업인 등 '자산계급'의 당 가입 허용을 당헌에 제도화할 것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이 4일 밝혔다. 당은 내년 10월 개최되는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대.전당대회)에서 당헌을 고쳐장 총서기의 이론을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毛澤東)사상. 덩샤오핑(鄧小平)이론과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시켜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는 장 총서기가 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의 여파로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가 사임한 직후 집권한 뒤 10여년만에 마르크스.레닌, 마오, 덩과 동등한 공산주의 위인들의 대열로 올라서는 것을 의미한다. 장 총서기의 많은 이론들중 특히 '3개 대표' 이론이 개정되는 당헌에 집중적으로 서술될 것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지난해 2월 장이 제시한 '3개 대표' 이론은 중국공산당이 ▲선진 사회생산력의발전요구를 대표하고 ▲선진문화의 발전 방향을 대표하며 ▲가장 광대한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만 한다는 것으로, 세계공산당의 150년 역사를 총결산한 위대한이론이라고 칭송되고 있다. 당은 가장 최근 열린 97년의 제15차 전국대표대회(15大)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이론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이론을 비롯해 '중국적 특색을갖춘 사회주의' 이론 등 덩샤오핑이론을 대대적으로 당헌에 넣었다. 당은 또 내년 당헌 개정때 민간기업인, 자유직업인, 자영업자, 외자기업 근무자, 민간 과학기술자, 전문가 등 최근 수년간 급속히 증가한 자산계급의 당원 가입을당헌에 제도화하기 위해 당원 관련 내용들을 수정하기로 했다. 이는 경제발전과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산계급이 당에 훨씬 더 많이 가입하게 되는 것을 의미해 중국사회의 변화를 가속화하게 됐다. 이같은 조치는 99년 3월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회격) 2차회의가 민간경제와 사유재산을 보장한 헌법개정안을 통과시킨데 이은 것이다. 최근 수년간 당은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고 통치 목적을 위해 자산계급을 당에가입시켜 왔으나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부족했었다. 중국공산당 내부에서는 최근 수개월간 자산계급에 당을 개방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으나 장 총서기는 1일 창당 80주년 연설에서 민간기업인 등에 당을 개방하겠다고 말해 반대파들을 견제했다. 민간기업인 등에 당을 개방하는 문제는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회격) 상무위원장(국회의장격)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파와, 장쩌민과 그 후계자로 지목받아온 후진타오(胡錦濤)를 중심으로 하는 현실파간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파와 개혁파들은 자산계급들이 선진 사회생산력과 선진문화와 광대한 인민의 일부분이어서 장 총서기의 이론에 따라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리펑 등 보수파는 자산계급을 확대함으로써 공산당의 순수성을 읽을 우려가 있다며비판하고 있다. 현재의 당헌은 공인, 농민, 지식분자, 군인, 간부가 당원이 될 수 있고, "중국공산당은 중국 노동자계급의 선봉대"라고 밝히고 있어, 당이 자산계급 당원 가입을명시하며 이같은 표현을 어떻게 첨가, 삭제, 변화시킬지 크게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90년대 시작된 중국공산당의 중국사회민주당, 중국민주사회당,중국사회당 등으로의 당명 변경 문제가 지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당명 변경은훨씬 민감한 문제여서 의견이 모아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와 관련, 장 주석은 1일 창당 80주년 연설에서 "(78년) 개혁,개방후 우리나라의 사회계층 구성에 '새로운 변화'가 생겨, 민영과학기술기업의 창업자과 기술자,외자기업에서 초청받은 경영기술자, 자영업자(個體戶), 민간기업인, 중개 조직의 종사자, 자유직업인 등 사회계층이 출현했다"고 말하고 "이러한 새로운 사회계층중의많은 사람들이 성실한 노동과 업무를 통하여, 또 합법적인 경영을 통하여 사회주의사회의 생산력과 다른 사업의 발전을 위해 공헌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도 중국적 특색을 갖춘 사회주의사업의 건설자들"이며 "단순히 재산이 있느냐 없느냐,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를, 사람들의 정치상의 선진성과 낙후성을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혀 부자들을 끌어안을 뜻이 있음을 분명히했다. 중국이 말하고 있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 '새로운 사회계층' 등의 표현은 중국사회의 극적인 변화를 대변하며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