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피지 쿠데타 발생 당시 결정적인 중재 역할을 했던 피지 적십자사 총재 존 스콧(53)과 동료 1명이 끔찍하게 살해됐다고 현지 경찰이 1일 밝혔다. 스콧과 동료 그레고리 스크리베너(39)는 이날 오전 수바 외곽에 위치한 스콧의 집 침실 바닥에서 각각 머리와 목 등에 예리한 흉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심한 상처를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스콧은 지난해 3월 19일 조지 스파이트가 이끄는 무장 세력이 당시 마헨드라 초드리 총리와 각료 등을 의회 건물 안에서 56일 간 감금하면서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중재자로서 중요역할을 했었다. 스콧은 당시 외부인으로는 유일하게 의회 건물에 들어가 음식과 서신 등을 왕래하게 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고 초드리 전(前) 총리는 회고했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 스콧의 정원을 관리하는 소년 등 2명을 추궁하는 한편 사건 현장에서 피묻은 족적을 발견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품 도난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단순 살인 강도 사건인지, 쿠데타 발생 당시 그의 역할과 관련 있는지 여부는 아직 밝히기 이르다고 경찰은 말했다. (수바 AP.AFP=연합뉴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