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순방중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7일간의 평온이 유지되면 냉각기에 돌입, 미첼위원회 보고서 이행을 시작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파월장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샤론 총리와 회담한 뒤, "앞으로 평온이 이룩되는 어떤 시점에서부터 7일간의 기간이 있게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7일의 기간에 이어 우리는 미첼보고서 이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샤론 총리도 "완전한 평온이 회복되면 7일간의 시험이 있게 된다"며 "만일 평온이 온전하면 우리는 신뢰구축 조치의 다음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혀 양측이 미첼보고서 이행에 앞선 평온 유지기간을 7일로 하는데 합의했음을 분명히 했다. 미첼위원회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휴전이 이룩되면 6주간의 냉각기를 갖고 신뢰구축 조치를 취한 뒤 평화협상을 재개한다는 내용이지만 며칠간 평온이 지속되면 휴전이 성사된 것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왔다. 파월장관은 7일간의 기간이 언제 시작되고 그 기간이 성공적인지 여부 등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 특히 샤론 총리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장관은 이날 앞서 아라파트 수반과의 회담에서는 미첼보고서 이행을 돕기위한 외부 감시단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파월장관은 라말라에서 아라파트 수반과 2시간여 동안 회담한 뒤, "만일 신뢰구축 조치에 들어간다면 지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고 분쟁지점에 가 독자적 감시를 할 감시단과 관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장관은 "모종의 그룹에 의한 감시 또는 관찰 기능이 필요하다는데 대한 분명한 이해가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라파트 수반은 회담에서 미첼보고서 이행을 위한 국제감시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이 국제감시단에 인력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그러나 파월장관이 `국제'나 `군(軍)'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며 감시단의 구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아라파트 수반의 국제감시군파견 요구를 수용하거나 미국의 기존 정책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샤론 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는 유엔감시단을 결코 지지하지 않으며 유럽감시단도 용납할 수 없다"며 감시단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국제감시단 파견을 강력히 반대해왔으며 미국도 유엔 안보리표결에서 지난 7개월 사이에 두차례나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보호군 파견에 반대표를 던졌다. 한편 이날 요르단강 서안 북부 제닌시 인근에서 유대인 정착촌에 사는 여성 1명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총격을 받아 숨졌으며 다른 한 명은 부상했다고 이스라엘군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3일 이후 5일만에 처음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