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올해 경제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지만 내년에는 회복이 가능하다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27일 전망했다. ADB 보고서는 특히 한국과 말레이시아 경제가 "가장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동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지난해의 7.5%에서 올해는 5.1%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한 5.6%에서 하향조정된 것이다. 보고서는 동아시아의 내년 성장률이 "최상의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6.1%에이르며 지난 97년 중반 경제 위기를 겪은 인도네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및태국 등 이른바 `위기 5국'의 경우 성장률이 평균 4.8%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들 5개국이 지난 1-3월 평균 3.3% 성장에 그쳤다면서 이는이전 8분기의 평균치인 7%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조업위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동아시아가 2002년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나 그렇다고 보장된것은 아니다"면서 "내부에 심각한 장애 요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ADB는 국가별 올해 예상 성장률도 일부 조정해 말레이시아는 5.2%에서 3.2%로크게 낮췄으며 한국도 3.9%로 0.5%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한국의 경우 "특히 미국에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으며 전자제품 비중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9%로 예상했으며 필리핀은 2.6%, 싱가포르는 3.7%, 그리고태국은 2.8% 성장에 각각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중국은 앞서 전망한대로 7.7%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지적됐으며 베트남도 상대적으로 높은 5.8%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역내 중소 경제국들이 서로간의 무역을 발판으로 세계경제전반의 둔화로 인해 받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아시아의 수출도 크게 둔화돼 지난해 평균 28% 성장한 것이 올들어 첫 3개월간 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역내 내수 역시 주가 폭락과 수입 위축에 영향받아 큰 폭으로 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동아시아 경제가 "빠르면 10월께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정치적 변수와 개혁 진척도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정치 불안을 거론했다. 보고서는 이어 위기 5국의 경우 어느 나라도 지난 97년 이전의 신용등급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임을 상기시키면서 이들 국가에서 일종의 "개혁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재정 정책의 고삐를 늦추려는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경고했다. 또 금융부실채권을 조기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닐라 AFP=연합뉴스) jksun@yna.co.kr